목회자 칼럼

그리운 모성애
2025-05-24 20:06:32
신성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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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근한 품, 잊히지 않는 손길 조용한 새벽마다 그리운 모성애를 불러보지만 이미 사라진 추억뿐입니다. 어릴 적, 무심코 지나쳤던 따뜻한 밥 한 그릇, 등 두드려주던 손길, 그 모든 것이 이제는 사무치게 그리울 뿐인데. 시간이 지나고서야 깨닫는 어머니의 사랑, 그것이 바로 내가 그토록 그리워하는 모성애입니다.

첫차를 타고 학교에 가야하던 고등학교시절 점심저녁을 먹을 도시락을 챙겨주실 때 많은 고민을 하신 것이 지금도 기억납니다. 도시락 두 개에 반찬을 챙겨주는 것이 쉽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결국 한번은 반찬 투정을 했는데 학교매점에서 컵라면과 함께 저녁도시락을 먹어라고 하신 것이 지금도 기억납니다. 막차 버스가 11시에 집앞에 도착하면 늘 기다리고 계시다가 오늘은 어떤 라면 먹을거니?라고 묻던 음성이 기억납니다. 교회 갔다 오시더니 요즘 교회에서 목사님 때문에 말이 많더구나 하시면서 나는 한마디도 안했다고 하시면서 아들생각하니 불평하는 사람들과 말하는 것은 죄짓는 것이라 느껴져 안하셨다는 것입니다.

유럽 남부 건조지대나 북아프리카의 사막에 사는 주홍거미과의 벨벳 거미는 한 번에 80개의 알을 낳아 동시에 부화시킵니다. 알에서 깨어난 80마리의 새끼를 먹이기 위해 처음에는 미리 반쯤 소화시킨 먹이를 토해 먹이지만 준비한 먹이가 다 떨어진 후에는 자기 몸까지 녹여 먹이로 내줍니다. 벨벳 거미는 거대한 거미집을 짓고 집단생활을 하는데 같은 거미집에 사는 거미는 대부분 유전자가 비슷한 관계입니다.

이 거미집에는 수컷보다 암컷이 많으며 새끼들에게 줄 먹이가 극단적으로 부족하다 보니 새끼들은 어미의 배에 달라붙어 체액을 흡수합니다. 짝짓기를 못 한 다른 암컷 거미들도 같은 방식으로 자기 몸까지 희생하는데 일개미도 암컷이지만 짝짓기를 하지 않고 여왕개미의 새끼를 돌보는 것과 비슷합니다. 그렇게 암컷 거미들은 자기 몸을 모두 새끼에게 전달하고 껍질만 남아 죽어버립니다. 자신이 죽어가는 과정에도 도망치거나, 새끼를 공격하는 행동을 하지 않습니다.

꽃병에 꽂아둔 꽃보다 들판에 피어나는 꽃의 생명력이 더 강한 것처럼 오로지 자녀들 곁을 조건 없이 지켜주려 하는 우리 어머니들의 삶도 그렇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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