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씀 · 찬양

웨버의

  • 2019-03-22 17:17:01
  • 127.0.0.1

솔직한 표현과 정직한 고백

웨버의 <I don't know how to love Him>

 

도망가는 가룟 유다를 제국의 탱크가 뒤쫓고 있습니다. 철모 쓴 로마 병정들이 웃통을 벗어젖히고 예수님을 십자가에 못 박고 있습니다. 골고다 언덕 위, 창과 방패로 무장한 군인들 사이엔 기관총을 멘 병사들도 보입니다. 이 무슨 해괴한 이야기인가 하겠지만 뮤지컬 <지저스 크라이스트 슈퍼스타>의 한 장면입니다. <지저스 크라이스트 슈퍼스타>는 스물세 살의 앤드류 로이드 웨버(A.L.Webber, 1948-)가 작곡한 것으로 1970년대 기독교계뿐 아니라 세계를 발칵 뒤집어놓은 뮤지컬입니다. 이 작품은 그리스도인들의 강한 반발을 샀습니다. 숭고한 십자가 사건을 당시 반항하는 젊은이들이 특권처럼 누리던 ’(Rock)이라는 장르에 담아 낸데다가 예수님을 자신의 운명 앞에서 갈등하는 인간의 모습으로 그렸기 때문입니다.

이 뮤지컬은 신성모독이라는 지탄을 받아 일부 국가에서는 공연이 금지되기도 했습니다. 반면 폭발적인 반응도 있었습니다. 뮤지컬의 중심지인 뉴욕의 브로드웨이에서는 700회가 넘게 공연되었고, 런던의 웨스트엔드에서는 8년 동안 3,000회나 넘게 공연되어 최장기 공연 작품이 되기도 했습니다. 스물을 갓 넘긴 젊은이의 실험정신이 담긴 이 작품은 사회에 문화적인 충격을 던지기에 충분했습니다. 예수님의 고난을 현재 시제로 설정한 것과 등장인물을 바라보는 시각을 파격적으로 전환하여 관객의 고정되고 제한적이던 시선의 각도를 넓혔다는 것이 그 이유입니다. 기존의 작품들과는 달리 막달라 마리아를 예수님을 사랑하는 여인으로 묘사한 것도 특이한 점입니다. 마리아는 예수님의 발에 향유를 부으며 앞으로의 일을 걱정하지 말라고 위로하는 대범함을 보이는가 하면, 잠든 예수님을 바라보며 여느 남자와는 다른 종류의 사랑을 느낀다고 수줍게 고백하는 노래를 부릅니다. 그 곡이 바로 <I don't know how to love Him>입니다.

성경은 주름이 많은 텍스트라고 합니다. 접혀진 주름 안에는 숨겨진 이야기가 많이 들어 있습니다. 그래서 이 부분은 믿음으로 읽어야 한다고 합니다. 보이지 않는 곳을 알기 위해 학자는 연구를 하고 예술가는 상상력을 동원합니다. 전자는 객관적이어야 하고 후자는 창의적이어야 하겠지요. 이 노래는 분명히 2,000년 전의 만남을 상상하며 만들었지만 예수님을 만난 이의 특별한 경험과 그 후의 변화를, 시공을 넘어서도 이해할 수 있도록 표현하고 있습니다. “그를 어떻게 사랑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냉철한 내가 이렇게 변하리라고는 생각도 해보지 않았는데.” 귀하디귀한 향유를 아낌없이 부었다는 기록의 행간에서 예술가는 막달라 마리아의 솔직한 표현과 정직한 고백을 이렇게 상상해냈을 겁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죽음을 앞둔 오늘, 내 삶의 주름진 부분을 스스로 펼쳐보았습니다. 참담하기만 합니다. 그분과의 만남에서 고백한 것들이 초라하기 그지없습니다. 어쩌면 어설프더라도 혹은 들추고 싶지 않은 부끄러움일지라도 정직한 나의 소리를 기다리고 계실 텐데 말입니다.


출처 : 2019 고난주간 묵상집, 아르마 크리스티 십자가에 달리다, 대한기독교서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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