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씀 · 찬양

추억이 있는 분식집

  • 2018-11-28 09:30:19
  • 127.0.0.1

가끔은 나이가 들어도 아이들처럼 떡 뽁이도 먹고 싶고 만두와 튀김도 먹고 싶을 때가 있습니다. 물론 먹고 싶은 것도 있지만 아이 때처럼 뛰어 놀고 싶은 마음이 더 크기 때문입니다. 친구들과 버스를 기다리면서 분식집에 앉아 있을 때 메뉴판에 나와 있는 것 전부를 언제가 한번은 주문해서 먹어봤으면 했습니다. 약간은 부족하고 약간은 기대감이 있던 시대였습니다. 배고픔이 있었지만 즐거웠고 시설이 뛰어난 것이 아니지만 가고 싶고 찾고 싶은 곳이 바로 분식집이었습니다

춘천에 위치한 5평 남짓한 좁고 허름한 '꽃 돼지분식'이라는 떡볶이집이 있었습니다. 가게의 월세는 10만 원이지만 주인 할머니는 그 월세 내기도 항상 빠듯했습니다. "할머니 그만 주셔도 돼요." 저렴한 가격에 너무도 푸짐하게 떡볶이를 계속 퍼주었기 때문입니다. 먼저 세상을 떠난 남편을 대신해 어머니 곁을 지켰던 외아들 역시도 안타깝게 뇌종양으로 세상을 떠나자 할머니는 슬픔을 떨쳐내기 위해 계속 떡볶이를 만들었고, 어린 손님들이 배부르게 먹고 행복해하는 모습이 좋았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가게 앞에 큰 도로가 생기면서 할머니의 가게는 철거될 위기에 처했습니다. 월세 10만 원 내기도 어렵던 할머니가 새 가게를 여는 것은 불가능했습니다. 그러자 어린 시절부터 할머니의 나눔과 떡볶이를 먹고 자란 사람들이 꽃 돼지분식을 없앨 수 없다면서 우르르 들고 일어났습니다. "저는 가게 간판을 만들어 드리지요." "그러면 저는 의자와 테이블을 마련하겠습니다." "가게 내부 공사는 나에게 맡겨요." 심지어 32년간 인연을 맺은 수많은 사람이 십시일반 모금하여 새로운 가게를 위한 보증금까지 마련하였습니다. 새로운 가게를 개점하는 날 할머니는 그동안 참았던 눈물을 흘리셨습니다. 그리고 몇 년이 지난 지금도 그릇 가득 떡볶이를 퍼주고 계십니다. 제아무리 산해진미를 즐긴다 해도 '집 밥'은 언제나 맛있고 그리운 것입니다. 그 집 밥은 기발한 요리법으로 만든 것도 아니고 특별한 조미료가 사용된 것도 아닙니다. 어쩌면 꽃 돼지분식의 떡볶이도 집에서 먹는 집밥 처럼 평범할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그 떡볶이에는 마음으로 느낄 수 있는 따뜻한 할머니만의 맛이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그 어떤 맛 집보다 뛰어난 맛을 가진 맛 집입니다.

시간은 참 부지런히 흐르는 것 같습니다. 끝나지 않을 것 같던 더위가 하루아침에 사라지더니, 이젠 제법 쌀쌀한 날씨가 성큼 찾아왔습니다. 우리네 인생을 생각해봐도 시간은 참 열심히도 달리는 것 같습니다. 부모님께 응석 부리던 꼬마 시절이 엊그제 같은데 이제 자녀들의 응석을 받아줘야 하는 엄마이고, 아빠가 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이제 또 지금의 시간만큼 흐르면 거울에 비친 내 모습은 어느새 우리 부모님을 닮아있을 것입니다. 분식집에서 먹던 국수 한 그릇이면 너무 행복했던 아이의 모습이 어느 정도는 모두에게 남아 있습니다. 더 이상 욕심 부리지 말라고 합니다. 배운 사람들의 특징으로 상대의 부족한 것을 지적질 한다고 1%도 바뀌지 않는다는 것을 알아야 하고 내가 약한 부분에 도움이 되는 사람이 되어야 하겠다는 결심이 필요하다는 것을 우리는 깨닫게 될 것입니다. 추억의 분식집을 보면서 느끼게 됩니다.


(담임목사님이 휴가 가시기 전에 주신 글을 대신 올려드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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