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씀 · 찬양

김밥 한 줄

  • 2020-05-07 09:41:18
  • 127.0.0.1

김밥 한 줄


김밥은 소풍을 생각하게 합니다. 김밥을 먹을 수 있었던 때는 소풍갈 때만 가능했습니다. 어느 순간 분식집에서 언제든지 먹을 수 있는 음식이 되면서 가치 하락이 되었습니다. 어려운 전도사 시절에 아이가 유치원에서 소풍간다고 할 때 사무실에 있는 교역자들과 함께 먹을 수 있도록 넉넉하게 김밥을 말아주었으면 좋겠다고 했을 때 도시락에 가득 담은 김밥을 들고 교회로 출근한 생각이 납니다. 모두가 맛있게 먹던 소풍때와 같이 교역자들이 웃을 지으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었습니다. 코르나 사태로 교회식당에 문을 잠시 닫아둘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러다보니 주일 예배를 드리고 봉사하는 일꾼들이 김밥 한 줄에 배고픔을 해결할 수밖에 없는 두 달을 보냈습니다. 그런데 아마도 훗날 코르나 사태로 김밥을 먹으며 성전에 남아 있었던 사람들을 기억하게 될 것입니다. 김밥을 아주 좋아하다 보니 싫증나지 않고 먹어도 먹어도 좋습니다. 무엇보다 추억이 있기 때문에 좋은 음식으로 생각나고 간단하면서도 한 끼를 해결할 수 있었습니다. 좋습니다.

아마도 그 옛날 김밥을 싸주면서도 어머니도 내일 소풍을 가게 될 아들을 바라보면서 좋아하셨을 것입니다. 배낭 속에 화려한 것은 없었습니다. 과일 한쪽과 사이다 한병 그리고 계란 한 알이 들어 있었지만 소풍가는 발 걸음이 너무도 행복했습니다. 혹시 비가 오지 않을까 마음 졸이면서 몇 번이나 잠에서 깨어 하늘을 쳐다보고 잠을 청했던 것이 기억납니다. 이게 뭐라고 어머니의 손길이 생각나고 다리아파하면서도 걸어갔던 소풍길이 기억날까요? 사람은 추억을 먹고 사는 존재인데 아마도 교회에서 먹었던 음식들이 대부분 맛있다고 생각했을 것입니다. 가난 속에서도 교회에 오면 먹을 것을 주었기 때문에 울컥하는 마음이 스멀스멀 올라오는 기억 한 조각을 김밥 한 조각으로 대신합니다. 김밥 한 줄에 쓴 웃음이 입가에 번지고 있는 옆에 있는 사랑하는 동역자를 바라봅니다. 나라에서도 사회에서도 교회가면 큰일 난다고 소리치고 있는데 그래도 함께 예배하자고 찾아와 자리를 지키고 손때 묻은 자리를 쓰다듬는 모습이 아름답고 마음을 든든하게 해줍니다.

아마도 찬양대를 섬기다 보면 자주 대하는 음식이 김밥일 것입니다. 교회에서 특별한 행사 때도 먹는 음식이 김밥입니다. 화려한 뷔페식당에도 김밥은 눈에 띄게 맛나게 보입니다. 그런데 교회가 어려울 때 한 줄의 김밥으로 함께 하얀 치아를 드러내 보이며 웃으며 먹게 되는 김밥은 너무나 가치 있는 양식입니다. 벌써 두 달 이상 김밥을 먹었지만 그래도 좋습니다. 고도의 기술이 필요하지 않지만 김밥 속에 들어간 여러 가지 채소와 재료들이 서로의 부족한 것을 보충해서 맛을 내는 것처럼 멋지게 포장하지 않아도 교회자체가 좋은 맛을 내고 있습니다. 또 이렇게 두 달이상 김밥을 먹을 수 있는 기회가 올까요? 그때도 떠나지 않고 배신하지 않는 사랑하는 사람들과 한 줄의 김밥을 기다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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